
뇌전증 발작은 뇌전증 환자에서 볼 수 있는 가장 주된 증상이다. 발작은 갑작스러운 대뇌 세포들의 과도한 동기화에 의해 폭발적이고 연쇄적인 방전이 일어나 과방전이 국소 부위에서 점차 넓은 영역으로 전파되어 나가면서, 뇌의 기능적 영역을 자극하거나 억제하여 감각, 운동 및 의식의 변화를 초래한다. 대부분의 뇌전증 발작은 의식적으로 통제가 어려우며 결국은 뇌전증 발작 파의 발생 및 전파 경로에 따라 특징적인 증상이 진행된다.2 즉, 대부분의 발작은 통제 불능이다.
일반적으로 뇌전증 발작은 예측이 불가능하다. 피로, 수면 부족, 월경이나 배란, 음주 및 스트레스 등이 발작의 유발 요인이 되기는 하지만, 발작이 실제로 발생하는 경우가 항상 있는 것은 아니고, 발작이 생긴다고 하더라도 정확한 발생 시간, 즉 타이밍은 맞출 수가 없다. 일부 반사뇌전증(reflex epilepsy)은 특정 감각 자극에 의해 발작이 유발되므로 예측 가능성이 있지만, 곧바로 발작이 생기므로 발작의 억제나 회피가 실질적으로 가능하지 않다. 마찬가지로, 큰 운동발작 이전에 선행하는 전조(이것도 사실은 부분발작임)도 대부분은 실질적으로 환자를 보호하기에는 시간상 충분치가 않기 때문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경우가 매우 적다.
이러한 발작의 예측 불가능성과 통제 불능성으로 인하여 뇌전증 환자는 발작 그 이상의 어려움을 겪고 사회 활동이 위축될 수밖에 없다. 운전이 가장 대표적인 예가 되겠으며, 그 외 취업 및 군대 문제 등이 주요한 사회적 문제가 된다. 이번 호에서는 뇌전증 환자의 발작 그 이상의 고통으로 사회에서 직면하는 다양한 측면에서의 행정적인 규정을 살펴보고, 뇌전증 환자가 적절한 대우를 받을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하고자 한다. 또한, 이미 미국, 유럽 등에서는 상품화가 되어 있는 착용형 기기(wearable device)를 이용한 지속적인 발작 감시 및 발작 예측 기술을 고찰한다. 아울러, 최근 화두가 되고 있는 인공지능을 이용한 발작 예측 가능성에 대한 국내 연구진의 연구 결과를 소개하면서, 가까운 미래의 발작 예측 실현성을 검토한다.
뇌전증 환자는 발작 그 이상의 어려움을 겪고 있음을 이해하고, 환자에게 단지 발작만을 줄이는 것이 아니라 그 이상의 어려움을 이해하고 다 같이 문제를 해결해 갈 수 있도록 손을 맞잡아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