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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ilia: Epilepsy Commu > Volume 2(1); 2020 > Article
스스로 관리하는 뇌전증

Abstract

Epilepsy is an ancient disease, but people with epilepsy often face prejudice due to widespread misperceptions by the public. This prejudice can reach extreme levels in some Asian cultures, to the point that people with epilepsy may have difficulty obtaining a job or maintaining relationships if their condition is known. As a result, many patients choose to hide their diagnosis. Many people misconstrue epilepsy as a genetic disorder that can be passed between generations, and therefore may be reluctant to marry or become pregnant if a partner has epilepsy. Therefore, it is important to understand and manage epilepsy accurately, as steps on the pathway to a cure. In order for patients to manage epilepsy on their own, they need to understand epilepsy properly and cope with it correctly. It is important to take the necessary medication regularly, manage seizure-aggravating factors, and maintain a healthy lifestyle. Keeping a seizure diary and using online resources such as Epilia.net (http://www.epilia.net), are tools to help patients manage their epilepsy. The aim of this paper is to explain specific self-management strategies for Korean patients with epilepsy and to organize and focus on specific details of scenarios that are commonly experienced by people with epilepsy in South Korea.

서론

뇌전증은 기원전 1500–2000년 고대 메소포타미아의 아카드, 바빌로니아 왕국과 이집트 문헌과 성경에도 등장한 인류와 밀접한 질환이다.1 히포크라테스는 이미 기원전 400년에 “뇌전증은 뇌 기능과 관련된 문제”라고 하였으나, 18세기에 이르러서야 뇌전증이 뇌에서 발생하는 질환이라는 개념이 자리를 잡았다. 우리나라에서는 고려 시대의 『한약구급방』에서 뇌전증과 관련한 언급이 나오며, 조선 시대 편찬된 『의방유취』의 ‘전간문(癲癇門)’에서 뇌전증에 대해 다루었고, 이후 『동의보감』에서 ‘전간’이라는 제목으로 뇌전증에 대한 정의, 감별 진단, 병인, 치료에 대한 서술이 있었다.2
이렇게 오래된 역사만큼이나 뇌전증 치료를 위한 노력도 오랫동안 진행되어 현재 새로운 항 경련제의 개발과 뇌전증 수술요법, 케톤 식이요법, 미주신경 자극술, 심부 뇌 자극술 등 다양한 치료기법들이 사용되고 있다. 이렇게 뇌전증의 원인과 치료에 대한 과학적 지식이 증가하고 있으나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뇌전증 환자들에 대한 인식의 변화는 과학의 발전보다 더디다.
우리나라에서는 ‘간질’이라는 병명 자체가 갖는 부정적 의미가 환자에게 수치감을 주고 사회적으로 거부감을 유발한다고 판단하여 2010년에 질환의 의학적 명칭을 뇌의 전기적인 이상(cerebroelectrical disorder)이라는 의미의 ‘뇌전증’으로 바꾸었다. 또한 매년 ‘세계 뇌전증의 날’을 기념하여 뇌전증 환자를 위한 시민 강좌를 진행하는 등 환자와 시민들의 의식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에서 뇌전증을 극복하기 위한 체계적인 노력은 부족한 실정이다. 따라서 뇌전증 환자들에게는 스스로 질병을 관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이에 뇌전증 환자들을 위한 자기관리 방법 및 관련 내용에 대하여 소개하고자 한다.

본론

어떤 질병이든 치료가 시작되기 전에 자신이 앓고 있는 질병에 대한 관련 정보의 습득은 질병에 대한 이해도와 치료에 대한 순응도를 높이게 되므로 매우 중요하다.
뇌전증 환자들에 대한 약물 치료와 수술적 치료 등 전문적인 치료에 대한 직접적인 내용은 병원 환경과 의사 및 환자들이 충분한 관심을 가지고 있고 많은 정보가 제공되고 있으나, 뇌전증 환자들이 다른 건강한 성인들에 비해 더 많이 겪게 되는 독립성의 상실이나 신체활동의 감소, 낮은 고용 상태 등 정신적·사회적 문제에 관한 관심은 부족한 현실이다.3
뇌전증 환자를 대상으로 국내에서 개발된 중재 프로그램은 환자의 심리적·사회적 스트레스 감소를 위한 집단 치료,4 낙인에 대한 자존감 증진을 위한 잠재력 훈련 집단 상담,5 뇌전증 환자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건강교육 프로그램 개발6 등의 선행 연구가 있다. 그러나 이 연구들은 학위논문으로 개발되거나 시행되었기 때문에 교육 프로그램으로서 영속성이 부족한 실정이다. 이러한 상황은 비단 환자뿐만 아니라 치료자의 고충이기도 하기에, 본 저자들은 오랫동안 시행해 온 임상적 경험에 근거한 자기관리 프로그램을 소개하고 그 방법과 실제 적용에 대해서 논하고자 한다.
자기관리 요법은 현실의 생활환경에 능동적으로 참여하여 자기 행동에 대해 스스로 책임지고 주변 사람과 좋은 관계를 형성하도록 도와주는 데 가장 좋은 모델로 알려져 있다. 즉, 환자 스스로 자신의 욕구를 충족시키도록 도와주어 성공적으로 긍정적인 정체감을 획득하게 만드는 것이 목표이다.7

스스로 관리하는 뇌전증

뇌전증이란 뇌의 신경세포들에서 통제되지 않고 동기화된, 그리고 과도한 활성이 일어나서 그 결과로 나타나는 뇌전증 발작(seizure)이 촉발요인 없이 간헐적으로 나타나는 만성질환이다. 뇌전증 발작은 본인만 알 수 있는 감정이나 느낌만으로 발생하기도 하고, 심한 전신 경련과 의식 장애까지 형태도 다양하지만, 증상을 일으키는 짧은 시간을 제외하고는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있다.
뇌전증을 이겨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먼저 자신의 병에 대해 스스로 책임을 지고 대처해 나가려는 주인의식을 가지고, 병에 대한 올바른 지식과 적절한 관리 방법을 배워 익힐 필요가 있다. 즉, 다른 만성질환과 마찬가지로 꾸준히 자기관리를 해야 하는 질병이다.

1. 뇌전증을 스스로 관리하는 방법

환자 스스로 뇌전증을 관리하는 방법에는 두 가지가 있다. 첫째는 담당 의사와 협력하여 알맞은 약물을 선택하여 규칙적으로 복용하거나 수술 등 그 외 치료방법으로 의학적 도움을 받아 관리하는 방법이고, 다른 하나는 발작 요인을 관리하고 건강한 생활양식을 유지하는 등 환자 스스로 병을 관리하는 것이다. 이 글에서는 뇌전증을 가진 사람들이 스스로 자신의 질병을 관리하고 적극적으로 대처하는 방법을 기술하겠다.

1) 뇌전증에 대한 지식이 중요한 이유

뇌전증 환우는 무엇보다 자신의 상태에 대해 정확히 파악하여야 한다. 자신이 앓고 있는 병에 대한 지식을 통해 적극적인 대처 방법을 찾을 수 있고 나아가 증상을 잘 관리할 수 있다. 그러므로 뇌전증에 대해 올바르고 과학적인 상식을 가지고 발작에 영향을 주는 많은 요인을 인지한다면 질병을 극복하는 데 큰 도움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2) 환자의 역할

자기 자신에 대해 가장 잘 알고 있는 사람은 바로 본인 자신일 것이다. 오직 자신의 노력만이 발작을 조절하고 건강한 상태를 유지할 수 있게 한다. 따라서 뇌전증을 이기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은 환자 자신이며 이것은 자기 삶에 대한 책임을 스스로 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므로 환자의 역할은 뇌전증에 대해 배우고, 발작의 요인을 파악하며, 발작을 통제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그것을 자신의 일상생활에 적용하여 좋은 생활습관을 갖는 것이다.

3) 환자가 결심해야 할 것들

환자 스스로 자신의 삶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것을 믿고 실천할 것을 결심해야 한다. 병을 극복하고자 한다면 무엇인가를 시도해야 한다. 변화는 결코 쉬운 일이 아니며 많은 시간과 인내가 요구되므로 충분한 기간을 갖도록 해야 한다. 그 다음으로는 즉각적으로 시작할 수 있는 활동을 찾아보고 당장 그것을 시도해 보는 것이 좋을 것이다. 혼자의 힘으로 할 수 있다면 혼자 힘으로 시도해 보아야 한다. 만약 결정과 변화과정을 함께 할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도움을 받는 것도 나쁘지 않으며 도움을 요청하는 것이 나약함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4) 환자가 하지 말아야 할 것들

실패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세상 속으로 나가는 것 자체를 피해서는 안 된다. 또한 지속적으로 타인의 관심과 이해를 받으려 하거나 자신을 도와주지 않는 가족, 친척, 또는 치료자를 비난해서도 안 된다. 가족과 친구들이 환자를 간호할 책임이 있다고 과도하게 믿고 의지해서도 안 되며 대인관계의 모든 문제에 대해 타인에게 책임을 돌리거나 뇌전증 때문에 타인이 자신을 배척하고 있다고 믿는 것은 위험한 일이다. 또한 자신을 무능력하고 무기력한 사람으로 여기거나 남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것이 수치스럽고 자존심 상하는 일이라 생각하지 말아야 하며, 남에게 접근하고 만나고 친해지는 것을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

5) 도움 받기

이 세상은 뇌전증을 가지고 있건 그렇지 않건 간에 누구에게나 외로운 곳일 수 있다. 외로움은 현대 사회에 만연된 일반적인 문제이지만 뇌전증 환자들은 종종 다른 사람들에 비해 더 심한 외로움을 경험하기도 한다. 뇌전증을 가진 사람들은 자신이 외로움을 느끼고 사회적으로 격리되는 것이 병 때문이라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자신의 마음과 행동 때문에 외로움이 심해지는 것이다. 더하여 이러한 외로움은 신체에 나쁜 영향을 주어 증상을 악화시키기도 한다. 따라서 뇌전증으로부터 회복되기 위해서는 지금까지의 생활양식과는 다른 삶을 시도해 볼 수도 있다.
뇌전증이라는 질병의 특성상, 발작이 일어날 때만 환자이다. 한 연구에 의하면 친구는 ‘좋은 약’이라고도 하며, 지지해 주는 친구들과 자주 접촉하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신체적, 정신적 건강 수준이 더 높았다.8
‘지지를 얻는 것’은 필요할 때 도움과 격려를 요청하고 사람들에게 자기의 느낌을 솔직하게 표현하는 것이고 가족이나 친구들과 우호 관계를 발전시킨다는 것을 의미한다. 인간관계란 상호작용이기 때문에 타인에게 도움을 받으면서 자기 자신도 타인에게 도움을 주게 되어 외로움을 피할 수 있으며, 타인으로부터 긍정적인 지지를 받을 수 있고 타인을 지지하는 기술을 배울 수 있다.

2. 뇌전증에 대한 이해

뇌전증은 누구에게나 발생할 수 있는 질병으로 일반인이 평생 한 번 이상의 발작 증상을 경험할 확률은 10–30%에 이르며, 두부 외상이나 뇌염 등 다양한 원인에 의해 발생하는 흔한 질환으로 수치스럽거나 숨길 병도, 집안을 망칠 유전병도 아니다.9 유전적 영향이 있었을 것으로 예상되는 경우는 전체 뇌전증 환자의 20% 정도로, 다음 세대로 유전될 확률은 6–8%에 지나지 않아 뇌전증의 대물림은 1%에도 미치지 못한다. 또한 발생률은 성별과 연령에 따라 차이가 있는데 남자가 여자보다 조금 많고, 출생 후부터 4세까지가 가장 높으며, 그 이후 빈도가 낮아지다가 노년기에는 뇌혈관 질환 등 각종 뇌 질환의 발생으로 인해 다시 빈도가 높아지는 경향을 보인다. 그러므로 뇌전증을 앓는 것은 부모의 잘못도, 자신의 잘못도 아니며 부모나 가족에게 미안한 마음을 가질 필요도, 원망을 할 필요도 없고 부정적인 느낌에 사로잡힐 이유도 없는 것이다.

3. 뇌전증의 관리

1) 촉발요인의 관리

촉발요인이란 발작을 유발하는 요인으로 증상을 일으키기 쉬운 어떤 특정 상황이나 자극을 말한다. 환자는 무언가 불편하고 좋지 않은 느낌을 가지게 되며 이는 스트레스 원으로 작용하게 된다. 이러한 촉발요인에 의해 가장 많은 영향을 받는 신체 부분을 ‘표적 부위’라고 말하며 표적 부위는 흔히 손상을 입었거나 허약한 부위로, 촉발요인에 반응하여 증상을 일으킬 확률이 높아진다. 예를 들어 위나 장이 좋지 않은 사람이 스트레스를 받으면 배가 아프고 설사가 나는데, 그 촉발요인은 스트레스, 표적 부위는 장, 표적 증상은 복통과 설사라고 할 수 있다. 뇌전증을 앓는 사람에게는 뇌가 표적 부위이고 발작이 표적 증상이 되어 스트레스를 받으면 쉽게 발작을 일으킬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환자가 촉발요인과 관련하여 스스로 증상을 예방할 수 있으며, 촉발요인이나 부정적 상태를 관리하여 발작을 차단할 수 있다.
촉발요인은 크게 환경적, 신체적, 심리적 요인의 세 가지로 나누어진다. 환경적 촉발요인은 신체에 영향을 주는 환경적 요소를 말하며 번쩍이는 불빛, 특정 냄새, 특정 소리나 음악, 급격한 온도의 변화 등이 있다. 신체적 촉발요인은 불규칙한 치료약의 복용, 약물이나 알코올 중독, 다른 질병, 과음, 과식, 결식, 수면 부족 등으로 인해 나쁘거나 피곤한 신체 상태 등이 포함된다. 마지막으로 심리적 촉발요인은 부정적인 느낌과 생각을 일으키는 내외적 요소로 누구와 논쟁을 하거나, 남에게 거부당하는 것, 권태감, 낙심, 취업 문제나 학교에서의 압박감, 불안 등이 포함된다. 여기에 제시된 몇 가지 예시 외에도 수많은 요인이 있으며 이는 공통적이지 않고, 개인에 따라 선택성을 가지므로 촉발요인이 있는 경우 이를 확인하는 것이 자기관리의 시작이라 할 수 있다.
촉발요인의 확인은 자기 관찰기록지를 활용할 수 있다. 발작 증상이 있은 후 바로 ‘촉발요인이 무엇이 있었나?’ 자신에게 물어보고 기억해 내어 메모해 둔다. 발작이 일어나지 않았더라도 부정적 상태를 느끼면 직전의 촉발요인을 기록하고, 자신이 기록해 둔 관찰기록지를 가족이나 친구에게 보여주고 다른 것들이 있었는지를 확인하여 검토해 보면 자신의 특정적 촉발요인을 찾는 데 도움이 된다.
촉발요인을 관리하는 방법은 그러한 요인을 피하거나 마음을 다스리는 방법이 효과적이다. 예를 들어, 강한 햇빛이 촉발요인이라면 선글라스를 끼거나 모자를 쓰고, 컴퓨터 사용이 촉발요인이라면 사용시간을 줄이고, 논쟁이 촉발요인이라면 논쟁 상황을 피할 수 있도록 한다.
다른 방법으로, 심호흡이나 신체 이완을 통해 우리 몸을 편안하게 안정시키는 이완 요법은 촉발요인을 전체적으로 관리하는 데 매우 유용하다. 예를 들어 비판을 받거나 상실감을 느낄 때 심호흡이나 이완 요법을 실시해 보고 나쁜 사건이 생각날 때는 아주 평화로운 장면을 머리에 떠올려 보는 심상법도 도움이 될 것이다.
앞서 촉발요인이 부정적 상태를 쉽게 유발하고 발작증상을 일으킨다는 사실을 언급하였다. 우울하거나 화가 나는 경험은 한동안 지속되기도 하지만 순간적으로 지나가버리기도 하기 때문에 부정적 상태를 확인하는 것은 어렵다. 하지만 부정적 상태를 확인하는 방법 역시 촉발요인 확인법처럼 자기 관찰기록지를 활용하면 도움이 된다.
이러한 부정적 상태를 관리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첫째, 자기 자신을 잘 관찰하고 표현하는 것이다. 즉, ‘지금 내가 무엇을 느끼고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가?’를 알아차리는 것이다. 둘째, 자신의 병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것이다. 현재 내가 뇌전증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에 대한 과도한 수치감이나, 패배감, 적개심, 그리고 원망 없이 ‘있는 그대로 나를 받아들이고 있는가’를 자문해 볼 필요가 있다. 또한 자기 스스로 자신을 가치 있는 존재, 존중받고 사랑받을 권리가 있는 존재로 대해 주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평소 자신이 좋아하는 어떤 신체적인 활동을 직접 행동으로 옮기는 것이다. 예를 들어 음악을 듣는 것을 좋아한다면 즐기는 음악을 듣고, 그 외에도 좋아하는 향기를 맡거나 좋아하는 활동을 하면서 부정적인 정서적 상태를 관리할 수 있다.
그러나 촉발요인과 부정적 상태를 관리하는 데 방해가 되는 것들이 있다. 대부분의 사람은 촉발요인과 부정적 상태 없이 증상이 일어난다고 알고 있고, 증상에 대해 자신은 통제력이 없다고 생각한다. 때로는 촉발요인이나 부정적 상태에 대한 자기 관찰을 어려워하는 사람들이 있고, 이러한 요인들이 쉽게 관리되지 않을 때는 분노, 우울, 또는 좌절감을 보다 더 크게 느끼게 되므로 유의해야 한다. 한편으로, 우울증이나 부정적인 생각을 가지게 되는 원인이 뇌전증의 병소 및 뇌전증 자체의 영향으로 인한 기질적 원인이 있을 수 있으므로 이를 이해하고 적극적인 치료법을 선택하도록 권장해야 하겠다.

2) 전조의 관리

전조는 발작 전에 오는 증상으로 발작에 대한 경고라 할 수 있다. 전조는 평상시와는 다른 감각이나 육체적 움직임, 또는 어떤 느낌으로써 복합 부분발작이나 전신발작이 있기 수 초 내지 수 분 전에 나타나는 부분발작 증상의 일종이다. 자신의 전조를 확인하고 대처하는 방법을 배우는 것은 매우 중요한데, 이 경고는 뇌전증 증상을 조절하는 데 이용할 수 있고, 어떤 상황에서는 발작 자체를 막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전조의 형태는 증상이 시작되는 뇌의 영역, 주로 뇌전증 발생 부위에 의해 결정된다. 따라서 다리나 팔의 뒤틀림 같은 운동 영역, 손 저림 같은 감각 영역, 언어 장애를 보이는 언어 영역, 번쩍이는 빛이나 시야, 시각이 변하는 시각 영역, 공포, 긴장과 같은 기분의 변화나 이전에 경험한 것 같은 느낌이 드는 정서 및 기억 영역의 변화 같은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게 된다. 전조는 뇌전증 발생 부위의 전기적 방전으로 인해 생기기 때문에 대부분의 사람은 매번 같거나 유사한 전조를 경험하게 되므로 일단 자신의 특정한 전조를 의식한다면 다음에 전조가 발생할 때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전조는 발작 전 경고이며 발작에 직면해 있다는 신호이므로, 전조를 미리 인식하여 발작 증상을 예방할 수 있고 증상이 오더라도 전조를 통해 위험한 상황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할 수도 있다. 즉, 전조를 인식하여 위험 상황에서 타인에게 도움을 요청할 수도 있고, 수 초 혹은 수 분의 짧은 전조 기간이라 하더라도 그동안 안전한 곳으로 이동하여 주위 사람들의 주목을 받지 않고 발작 증상을 끝낼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조를 확인하기 어려운 이유는, 전조에 대한 지식 및 인식의 부족과 더불어 앞서 강조한 자기 관찰기록지에 익숙하지 않기 때문이다. 또한 전조에 의한 감정 변화와 전조와는 무관한 자신의 감정 상태를 구별하기가 어렵기도 하고, 어떤 전조는 미묘하고 관찰하기가 쉽지 않으며, 발작 전 전조를 느끼고 기억하지만 발작 후에는 발작의 영향으로 기억에서 지워져 버리기도 한다. 만약 전조를 인식할 수 있다면 잡고 있던 물건을 내려놓고 계단이나 위험한 곳은 피하여 부상의 위험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며, 앉거나 누워 심호흡을 하거나 생각과 기분을 바꾸려는 등의 행동을 통해 발작으로 진행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대처가 가능하다.

3) 스트레스의 관리

하루하루 빠르게 변화되어가고 있는 현 시대에서 우리는 자신의 능력을 초과하는 모든 일로부터 많은 스트레스를 경험하게 된다. 이러한 스트레스는 식욕 부진, 요통, 복통, 불면, 위궤양, 고혈압, 심장병, 당뇨병, 암과 같은 신체적인 질병을 유발하는 중요한 원인이 될 뿐 아니라, 우울감, 불안감, 분노 같은 각종 정서적인 장애를 유발하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그러나 스트레스가 모두 부정적인 측면만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며, 긍정적인 측면도 분명히 있다. 약간의 긴장과 같은 가벼운 스트레스는 생활의 활력소가 되며, 오히려 일의 능률을 높여주기도 하므로 건강한 생활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적당한 스트레스 수준을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특히, 개인마다 스트레스의 반응 정도는 다르지만 스트레스 때문에 신체적, 심리적으로 좋지 않은 상태가 되면 발작이 일어날 가능성이 증가하기 때문에 뇌전증 환자의 스트레스 관리는 아주 중요한 일이다. 다양한 생활 환경에서 유발되는 급성 스트레스 상태들이 누적되면 만성 스트레스가 되며, 이러한 만성 스트레스는 신체적 또는 심리적인 이완의 기회를 주지 않기 때문에 표적 증상이 빈번하거나 심해지게 된다.
뇌전증은 스트레스에 민감한 병으로 순간의 마음 상태와 관련되어 발작이 일어나는 경우가 있다. 연구에 의하면, 뇌전증 환자의 64% 정도가 스트레스에 의해 자신의 발작 증상이 증가한다고 보고하고 있다.10 따라서 스트레스에 대한 적절한 대처는 발작 증상의 예방과 통제를 결정짓는 중요한 과제라 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뇌전증 환자가 스트레스에 대처하기 어려운 경우는 다음과 같다. 첫째, 자신감을 잃고 무력감에 빠져 적극적으로 뇌전증을 극복하려는 의지가 부족하다. 둘째, 생활 속에서 일어나는 스트레스 근원을 확인하기도 어렵고 또한 찾아보려 노력하지도 않는다. 셋째, 발작과 관련된 스트레스가 무엇인지 알고는 있어도 개선을 위해 꾸준히 노력하지 않는다. 넷째, 모든 것을 뇌전증의 탓으로 돌리고 체념한다. 마지막으로는 한 번에 생활의 너무 많은 부분을 바꾸려 시도하다가 쉽게 낙심하고 포기하는 경우 등이 있다. 하지만 이러한 어려움을 극복하고 스트레스를 효과적으로 관리하는 방법으로 생각 바꾸기, 호흡법, 근육 이완법, 운동법, 대화법, 취미 생활, 적절한 수면과 영양 관리 등이 있다. 여러 스트레스 관리 방법 중 자신에게 적합한 것을 선택하고 개발한다면 스트레스에 더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게 되고 건강한 삶을 살 수 있게 될 것이다.

4. 뇌전증 환자의 권리와 책임

뇌전증으로부터 회복하기 위해서는 환자의 권리를 지키는 동시에 책임을 수용해야 한다. 환자는 병을 앓고 있는 동안 안전하게 보호받고 스트레스가 적은 환경에 있을 권리가 있고, 자신이 앓고 있는 병에 대해 적절한 치료를 받을 권리가 있다. 또한 자신의 병, 치료, 예후, 역할 등에 대한 정보를 제공받을 권리가 있다.
한편, 환자의 책임은 병이 있다는 것을 부인하지 않고 병에 대해 인정하며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이다. 치료가 필요할 때 치료를 요청하고 치료자들에게 협력해야 하며 도움을 주려는 사람들의 말을 경청해야 한다. 증상에 대해 숨기지 않고 정직하게 말하고 치료 계획의 주체가 되어 적극적으로 협력하며, 질병 자체를 핑계로 사용하지 말고 나아지려고 노력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병과 치료에 대해 가능한 한 많이 알아야 한다. 병에 대한 각종 교육에 참석하고 적극적으로 질문하고 그 대답을 경청해야 한다. 증상에 대해 배운 것을 자신에게서 관찰하며 병에 대한 다양한 관리법을 자신에게 바르게 적용하고 꼭 실천해야 한다.
현대 사회는 정보의 바다이다. 하지만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고 하듯이 병은 하나이지만 이에 관한 정보는 너무나 많아, 이 중에서 정확하고 자신에게 적합한 정보를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한 하나의 방편으로 국내 뇌전증 전문의들이 직접 구축한 인터넷 포털 사이트인 “에필리아(http://www.epilia.net)”는 뇌전증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얻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자신을 스스로 관리하는 사람이 가장 강한 사람이므로, 자신을 관리하기 위한 올바른 선택이 필요한 것이다. 건강은 하루아침에 갑자기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 자신이 선택한 방법을 지키며 계속 꾸준히 노력한다면 어느 날 뇌전증이라는 질병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결론

뇌전증의 증상을 발작기와 발작 간기로 나누어 생각해 보면, 발작기는 잠시이지만 발작 간기에는 질병을 가지지 않은 사람들과 비교하여 차이가 없다. 하지만 뇌전증 환자는 잠시뿐인 발작기에 초점화되어 뇌전증이라는 질병의 노예처럼 삶을 사는 경우가 있다. 본 논문의 정보와 체계적인 교육 프로그램은 이러한 악순환의 고리를 끊을 수 있는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며, 나아가 스트레스 감소, 자존감 향상을 이끌어 삶의 질이 향상될 것이다.
발작 증상에 대한 스스로의 관리와 의학적 치료를 별개의 것으로 생각해서는 안 된다. 약물 순응도가 결국 발작 빈도를 조절하게 되고 이로 인해 삶의 질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이들을 통합하여 관리하여야 한다. 이 글을 통해 뇌전증 환자들이 자신의 병을 관리하면서 사회의 소중한 일원으로 생활하기 위해 작은 것부터 시도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NOTES

Conflicts of interest

No potential conflicts of interest relevant to this article was reported.

Author contributions

Conceptualization: Lee J, Cho YW. Investigation: Lee J. Writing–original draft: Lee J. Writing–review & editing: Kim KT, Cho YW. Project administration: Cho YW. Supervision: Cho YW.

Acknowledgements

계명대학교 동산병원 신경과 심리검사실의 임상심리사 양두희, 임성희, 여은경 선생님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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